해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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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쓴다는 것이 그만
오늘 쓰게 되었다.
살아있는 동물이
불과 반나절만에
파리만이 잔뜩 붙은체
딱딱하게 굳어진
몸으로 나를 맞이했다.
...
전과 같으면
차의 기계음이랄까,
나의 소리를 듣고
컹컹 소리 짖으며
나를 맞이했는데
이제는 일어나지
못하고 인형처럼
그대로 있다.
...
해순이의 죽음을 보고
새벽에 눈인사를 했든가
쓰다 듬었는가
가물 가물한것이
마음 한구석을
더욱 불편하게 한다.
서울에서 돌아오면서
북어국이라도
끓여 먹여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
일주일도 지난 언제인가
부터 밥을 먹지 않아
이상하다 생각했지만
언제도 그런적이 있다
괜찮아져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어떤 사람이 배가 저렇게
부르면 임신이 아니면
병이라는 말에
다음날 바로 읍에 있는
병원에 갔지만
생각보다 상태가
많이 안좋았다.
"자궁 축농증에 장염 그리고
심장사상충"까지
병원의사의 눈초리는
어떻게 이렇게까지 놔두었냐?
라는 "비수"같은 말로 나타났다.
...
삼일 입원하면서
상황을 보자는 말에
"살리고 보자"라는 생각에
제법 큰돈도 불사했다.
그러나 시기가 너무 늦은터라
삼일째 되는 날
병원에서 데리고
"해순아 집에 가자"라며
힘든 와중에도 꼬리를 치는
해순이를 트럭에다 데리고 왔다.
...
생각해보면 걷기도 힘든
해순이를 트럭에 억지로 옮긴것 하며
내릴때도 그렇고
후회되는 일만 생각난다.
...
단단해진 땅과 황토 특유의 찰기로
간신히 땅을 파고 해순이를 넣고
먹던 음식 약간을 해순이
입 주위에 넣고
( 흙을 덮고 나서 생각하니
사료도 새로 한 그릇 넣어줬으면
좋았을 것을 후회가 앞선다.)
두눈을 감기면서 용서의 마음을
빌며 좋은데 가라는 말을 남기고
흙을 덮었다.
...
몇년전 집에 왔던 시베리안 허스키 새끼를
(아래 밭 땅 임자였던 아는 형님이
잠깐 봐달라는 말에 며칠 집에 데리고 있었다.)
땅에 묻었던 생각이 든다.
"짱구" 아이들의 귀여움과 끼로로와 해순이의
질시를 함께 받았던 그 놈은 불과 일주일이나
됬을까? 장염이 걸려 온것을 주사도 놓고
약도 먹여 보았으나 어쩔수 없었다.
희조와 내가 울면서 짱구를 묻었던 것이
생각난다.
돌탑도 만들어 놓았다.
그러고 보면 해순이의 이 일은
훨씬 더 슬픈일인데 (햇수로 10년이 되었다.)
눈물도 안나고 마음도 생각보다
덤덤하다.
왜그럴지는 모르겠지만
...
아무튼 아이들에게 해순이의 죽음이 임박했음을
알리고 며칠이 될지 모르겠지만
해순이에게 잘해주라는 말을 했지만
아이들도 일이 이렇게 빨리 된것에 대해서
조금은 당황하는 것 같았다.
...
아이들의 편지와 나의 마음을 담아
해순이 무덤에 놓고
해순이가 우리집의 식구였음을
다시한번 해순이에게
알리며 해순이가 좋은 세상에
갈것을 기도할것이다.
해순아
안녕.
그리고
너는 정말 좋은
우리집 식구였어
있어줘서 고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