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이한 감악산 양가산댁 117(부제/기이한 修羅)
수라/백석
거미 새끼 하나 방바닥에 나린 것을
나는 아무 생각 없이
문밖으로 쓸어 버린다.
차디찬 밤이다.
어니젠가 새끼 거미 쓸려 나간 곳에
큰 거미가 왔다
나는 가슴이 짜릿하다
나는 또 큰 거미를 쓸어 문밖으로 버리며
찬 밖이라도 새끼 있는 데로 가라고
하며 서러워한다
이렇게 해서 아린 가슴이 싹기도 전이다.
어데서 좁쌀알만 한 알에서
가제 깨인 듯한 발이 채 서지도 못한
무척 작은 새끼 거미가 이번엔
큰 거미 없어진 곳으로
와서 아물거린다
나는 가슴이 메이는 듯하다
내 손에 오르기라도 하라고
나는 손을 내어미나
분명히 울고불고할 이 작은 것은
나를 무서우이
달어나 버리며
나를 서럽게 한다.
나는 이 작은 것을 고
보드러운 종이에 받어 또
문밖으로 버리며
이것의 엄마와
누나나 형이 가까이 이것의 걱정을
하여 있다가 쉬이 만나기나
했으면 좋으련만 하고
슬퍼한다.
...
백석을 만난지
수년이 되었지만
처음 만났을때의
감동은 여전히
내 마음에 똬리를
틀고있다.
그래서 달을 봐도
귀신?을 봐도
거미는 물론
청개구리도
내마음으로 들어왔다.
...
작년에도 그랬고
올해도 청개구리가
월동을 위해 들어온
연꽃화분에
함께 들어왔다.
작년에는 하도
울어대는 통에
조그만 몸뚱아리를
인정사정없이
無慈悲하게
무지한 손에 잡힌채
바깥으로 야멸차게
내동댕이 쳐졌다.
그리고...나는
뒤늦은 후회를 했다.
그리고 올해는
어떠했을까...
망각이란 그런 것일지
올해도 똑같은 만행?을...
그런데 다음날...
청개구리가 환생했는지
화분에서 메롱?하며
나를 놀렸다.
"아...이거는
오는 것인가?..."
청개구리가 부부였든가
가족이었든지...
아무튼 올해는
본의 아니게 청개구리와
함께 살게됬다.
그래서인지
백석 선생님이
유난히 생각났다.
수리수리...수라...
수라를 해설한 것에
의하면 가족을
그리워하는 이야기를
거미를 빗대어
말했다는데...
황소그림으로 유명한
이중섭은 가족들의
그림으로 가족의
그리움을 절절하게
사랑스럽게 그린바있다.
그래서인지 나는
엄마를 비롯해서
우리 가족들의
설날같은 명절때가
새삼 그리웠다.
#여우난골족이 생각났다.
와글와글.
도란도란.
북적북적.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