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성태의 와이드뷰] 돼지 저금통 기부에 마스크 공장 자원봉사까지
코로나19 격리 병원인 영주 적십자병원으로 햄버거와 음료수가 각각 30개씩 배달됐다. 영주시보건소에도 햄버거가 배달됐다. 모두 익명이었다. 햄버거 배달 점주가 알려준 익명의 기부자는 고등학교 3학년 학생과 그의 어머니였다.
“이 영주시민은 매장에 찾아와 보건소에 두 번, 영주소방서, 영주적십자병원까지 네 번에 걸쳐 총 140개의 햄버거를 배달 주문했다고 점주는 기억했습니다. 상주시청에 들어선 모녀. 고등학교 3학년 김은아 양이 저금통에 모은 돈을 기부하기 위해 엄마와 함께 찾았습니다. 저금통을 열어보니 66만 9천원이 있었습니다.”
▲ <이미지 출처=MBC 화면 캡처>
13일 MBC가 전한 <“햄버거에 저금통까지”…코로나 기부 잇따라> 보도 중 일부다. 상주 우석여고 3학년 김은아 학생의 부모 역시 “딸에게 부끄럽지 않으려고” 기부에 동참, 100만내놨다. 김은아 학생이 밝힌 저금통을 턴 이유는 이랬다.
“의료진 도시락 부실하다… 이런 거 보면서 너무 마음이 아팠고…”
이날 오전 보도를 접하며, 전날 화제를 모은 유재석의 눈물이 떠올랐다. 자신이 진행하는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대구의 한 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에서 자원 활동 중인 정대례 간호사가 화상으로 인터뷰한 유재석. 그는 정 간호사가 가족 이야기를 꺼내자 아이처럼 눈물을 펑펑 흘리면서 이렇게 말했다.
“별로 눈물 날 일이 아닌데도... 마음이 아파서 눈물이 나네요.”
이렇게 코로나 19라는 국가 재난에 준하는 사태를 맞아 인지상정과 측은지심을 발휘하는 국민들의 자발적 기부와 봉사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마음이 아파서’ 행도에 나선 이들이 다른 누군가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데우고 있다고 할까.
기부와 자원봉사 나서는 그 ‘마음’들
“생산라인에서 쉴 새 없이 마스크가 나옵니다. 10만 장 안팎이던 하루 생산량이 25만 장 정도로 늘었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24시간 비상체제입니다. 매일매일 일손이 달립니다. 의용소방대원과 대학생들이 팔을 걷어붙였습니다(중략).
20분 만에 마스크 2천 장이 든 상자 하나가 만들어지는데요. 이 마스크는 서울과 부산 등 전국 각지로 공급됩니다. 어머니들도 직접 나섰습니다. 포장 직전, 불량품을 가려내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 <이미지 출처=JTBC 화면 캡처>
12일 JTBC <뉴스룸>의 <“한 장이라도 더” 마스크 공장 풀가동…자원봉사 ‘밀물’> 보도 중 일부다. 경남 양산시 어곡공단의 마스크 공장에 의용소방대원과 대학생, 인근 마을 여성 주민들이 봉사활동에 나섰다는 일종의 미담 기사다.
“지금 마스크 한 장 한 장이 귀하기 때문에 무기한으로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라는 한 대학생의 인터뷰가 눈길을 끈다. 몸이 탈이 날 정도라는 마스크 생산 공장 직원들을 대신해 무기한으로 도와주고 싶다는 그 마음이야말로 코로나 19 사태를 버텨나가는 국민들의 힘이 아닐까. 같은 날 SBS <8뉴스>가 전한 강원도 정선의 한 마스크 공장의 상황도 이와 다를 바 없었다.
“이 업체는 직원 40명이 하루 2천500개 정도를 생산해 왔습니다. 다행히 원자재를 미리 확보해 놓고 있어서 '마스크 대란'에 생산량을 늘릴 수도 있었지만, 사람이 문제였습니다. 주민들이 자원봉사자 100여 명을 꾸려 공장으로 출근했습니다. 순식간에 하루 생산량이 3배, 7천500개가 됐습니다. 업체는 재료비만 군에서 지원받고 자원봉사자가 거든 추가 생산량을 모두 지역 주민에게 무상 제공하고 있습니다(중략).
주민들과 기업이 함께 만든 마스크는 공무원들이 집집마다 방문해 전달하기로 했습니다. 고령 인구가 많은 지역 특성을 반영했습니다. 정선군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것을 대비해 지역민들의 재능기부를 통해 면 마스크 5천 개도 추가로 제작하기로 했습니다.” (12일 SBS <8뉴스>, <마스크 공장으로 간 주민들…하루 생산량 3배 늘었다> 중에서)
▲ <이미지 출처=SBS 화면 캡처>
‘자원봉사’라는 대목에 이견이 있을 순 있다. 하지만 우선 ‘자원’에 방점을 찍을 만하다. ‘마스크 대란’이 만들어낸 의외의 반전이다. 결국 “무기한으로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라던 자원봉사 대학생의 마음을 풀이하자면, ‘나라가, 국민들이 위기 상황에서 빠졌으니, 마스크 대란을 이겨내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가 아닐까.
이러한 자원봉사 소식에 어느 인터넷 커뮤니티 사용자는 “취미가 국난극복인 대한민국 국민들”이란 게시물을 올리기도 했다. 단박에 IMF 금모으기 운동이 떠오르지만, 비단 우스개일 수 없었다. 외신들은 이 ‘취미가 국난극복’인 우리 국민들의 시민의식이 코로나 19 사태의 확산을 억제하는 강력한 무기라고 소개하는 중이다.
<워싱턴포스트>가 상찬한 한국의 민주주의와 시민참여
<연합뉴스>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는 <한국은 민주주의가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항해 성공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는 칼럼을 게재했다.
조쉬 로긴 칼럼니스트는 중국과 우리의 코로나 19 대응을 비교하며 “실제로 민주국가들이 보유하고 있는 강점을 이용하기만 한다면 공공의 건강을 보호하는 데 더 적합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그 실현 방식을 증명하는 한 국가가 있는데 바로 한국”이라고 주장했다.
조쉬 칼럼니스트는 그러면서 “한국 정부의 조치는 대중교육, 투명성 제고, 시민사회 참여에 집중돼있다”고 평하면서 “한국 시민사회가 코로나19 대응에 자발적으로 동참하고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꼽았다.
<워싱턴포스트>가 우리 시민들이 이어가고 있는 일련의 기부나 자원봉사를 지목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대중교육이나 투명성 제고, 또 시민사회의 참여는 결코 개별적으로 이뤄지거나 별개의 사안일 수 없다.
코로나 19를 둘러싼 정보를 신속하고 투명하게 공개하고 그 위험성과 대처 방안을 대중적으로 알리는 정부에 대한 신뢰가 없었다면, 시민사회의 참여는 요원한 일이기 때문이다. WHO가 세계적 대유행(팬더믹)을 선언한 지금 세계로 눈을 돌려 보라. 정부나 보건당국에 대한 불신이 팽배한 일부 국가들일수록 가짜뉴스와 사재기, 패닉이 만연하지 않은가. 탄약 판매량이 급증한 미국은 또 어떠한가.
돼지 저금통을 고등학생도, 마스크 공장 자원 봉사에 나선 대학생도, 또 직접 만든 마스크를 동주민센터에 들고 갔다는 어느 익명의 아이 엄마도, 이러한 우리 시민사회의 자발적 참여와 민주주의의 성숙을 보여주는 소중한 증인들이다. 이렇게 우리 스스로 서로를 격려하고, 또 힘을 북돋워도 좋을 일이다. 그렇게 서로를 향한 인지상정과 측은지심을 잃지 않는 것 자체로 우리 국민들은 한국의 성숙한 민주주의와 시민참여를 전 세계에 알리는 중이다.
하성태 기자
기억하자 2020-03-15 05:16:11
자랑스러운 우리조국 대한민국 국민여러분얼마나 고생이 많으십니까? 대한민국에서 태어난게 자랑스럽습니다.
우리모두 힘보태어 코로나19 기필고 이겨냅시다.
한국갤럽여론조사 2020-03-14 18:09:49
펌)[여론조사]정부 코로나 대응 잘한다 58% 모든지역 연령 긍정
박혜연 2020-03-13 15:51:41
이제 진보적이고 공정성있는 방송사들이 답이다~!!!!
아름다운 기사, 힘이나는 기사 감사합니다.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으로 감사하고 대구시민으로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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