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아버지를 위한 노래

흰코끼리 2023. 11. 26. 19:01

"일병아, 아버지 가신다.
어여 나와..."
누구의 말이었는지
모르지만 여섯 살
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그렇게 시작됬다.

국민학교부터
어는 때까지
뭔가...를 썼는데
나는 부모칸에
아버지 이름을
쓰질 못했다.
불편 했지만 그렇다고
대단히 힘들지도 않았다.

아버지의 부재가
내가 산다는 것에
크게 문제가 없었다.
왜냐하면 그때의
우리 엄마는 ...
"슈퍼우먼?"이었기 때문이다.

파주 감악산아래
건장한 아버지는
늘목리 마을에서
잘생기고 늘씬한
멋진 청년이셨고
집안내에서도 팔남매의
좋은 동생이오,
멋진 형님이자 오빠였다.

그런 아버지는
(고향 늘목리에서 또래
두분이 군대를 가셨는데
공교롭게 소낭굴댁 아재는
훈련소에서 일찍 돌아가셨다.)
헌병 보직으로
집의 살림에 보탬을
주셨는데
넷째 고모님에게
미싱을 사주시기도 하셨다.

그렇게 선망의 대상이었던
아버지는 양주 고진내 엄마를
친지분의 중매로
백년가약을 맺으셨다.

감악산의 정기를 받은
나의 형인 건병 형님은 미인박명이라,
어린 나이에 돌아가셨다.
형님에 흔적은 오직
사진 한장 뿐이었는데
아버님과 어머님의 가슴은

숯덩이가 되셨을 것이다.

세상이 흉흉하니
흉사는 몰려 왔고
우리집 또한 피할 길이 없었다.
아버님은 그렇게
머나먼 길을 가셨다.
(듣자하니 6.25 동란때
전국에서 몰려든
피란민이 들어왔는데
그때 역병이 화근되었다는
후문이 있었다.)
생각해보면 아버님은
우리집의 흉사를
대신 짊어지셨을지
모를 일이다.

@뱀다리
1.얼빠진 아들을
두신 덕분에 아버지는
두서없는 기이한
제사를 보시게됬다.
...
나중에 보니
아버님 영정도
안 놓여졌다.
...
그저 아버님께
자비를 구할뿐이다.
2.동생이 지수 혼례로
못오는 일정이었는데
...오게 되었지만
약간의 혼선으로
그냥 동생이 오기전에
제사를 치르게되었다.
3. 쌍둥이들에게
할배한테 뭐를 사드리면
좋겠냐? 물었더니
희조가 "족발"을 말했다.
그래서 족발이 간택됬고
전은 기본이니 어적,육적,소적
은 아닐지라도 약간 흉내내고
기름진 음식만 있을쏘냐...
속초 "물회"를 준비했다.
제사상하면은
홍동육서에 좌포우혜
과채탕적이 교과서다.
그러나 나는 그런 것은
진작 건너 띠었고
올해는 별난? 선택을
해보았다.
그냥 일상의 상상이었다.
그런데 지금의 제사는
내가 생각하는
풍경은 아닌듯 했다.
세월의 차이일텐데...
나의 노력으로 될지
어떨지 ...지금은 그낭
해보는 것  말고는
무엇이 있겠나...
생각이든다.
3.이번 제사 비용은
삼남매가 생일 축하금으로
준 것으로 해봤다.
진설이 소박해서
합계 155,000원 들어갔다.
(물회5,족발4,과일3.4,북어0.6
술0.5,전2)
아버님께서 처음 드셔본
음식이었을 것이다.
나도 이런 제사상은
처음이었다.
다만 상상의 나래를
펴서 "아들 손자 며느리
다모여서 노래를 한다..."라는

동요도 있듯이 가족들이
조금은 특별한
밥상을 차려 드린다면
어떨까...라는 취지였다.
앞으로도 이런 시도는
계속 해볼 생각이다.
제사는 경건도 중요하지만
정성과 진실된 마음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격식과 자구에 얽매여
마음에도 없는 일들이
우리 주위에는
얼마나 많은가.
나는 그것이 신앙이든
무엇이든 변하지 않고
세상과 소통하지않는
앵무새 같은 세상을
좋아하지 않는다.
(물론 변해야 할 것이
많지만 변하지
말아야 할 것도 있다.)
조금 더 나은 세상을
위해 고민하는
나와 우리를 생각하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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