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기이한 긍정의 노래

흰코끼리 2024. 2. 22. 22:55

발목까지 빠지는
하얀 눈에 차는 미끄러져서
담벼락과 한몸이 되었다.
내리막길에 둘을
떼어놓는 나의 마음은
생뚱맞게 애절한
쑥대머리의 간절함
너머였을지 모른다.
그래서인지 어떤지
나의 애마는
눈의 아가리에서
간신히 탈출했다.

집에 하수구가 막혀서
이리저리 낙망하다가
"그렇지"하며 나는
하수구 뚫는 기계를 샀다.
그렇게 왠지 잘될 것 같은
알수없는 느낌에
거금 팔만이천원을
현금으로 아낌없이
철물가게에 바쳤다.
그렇게 하수구와 이틀의
애원?을 벌인 결과
왠수같은 물소리는
어느새 아름다운
선녀의 목소리 같았다.

세상이 온통 하얀 눈으로
설국이 따로 없었다.
그러나 순백의 하얀 눈은
자동차의 도로와
사람들의 인도에서
그새 천덕꾸러기가 되었다.
하늘에서 내리는
눈이 옛날과 오늘이
다르다는 것은
만무할 것이다.
다만 ...
하얀 눈은 그대로지만
우리가 달러졌을 뿐이다.
환갑이 넘은 눈이지만
어린이에 순박한 눈으로
그 하얀 눈을 보았다.
다시 볼수없을지 모를
그 옛날의 하얀 눈이
가로수에 ...산에 ...집에...
순백의 모습으로 가득하니
어느새 순백의 설국은
내 마음을 환하게 비쳐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