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이야기

기이한 강화 자전거 일주 2021-5

흰코끼리 2021. 9. 8. 05:56

























전에도 신기했었지만 해군사관학교가
강화에 있었다는 말은 지금 생각해도
믿기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강화대교밑에는 "통제영 학당"이
있었다는 증거가 엄연하게 있었다.
실감가지 않는 일이지만 역사적 사실이다.
1893년 고종의 지시로
조선최초의 근대식 해군사관학교가
만들어졌던 것이다.
모르긴해도 구한말 역사적 상황과
강화가 가지는 지리와 정치적 가치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일지 모른다.
1876년 조일 조약(강화도 조약)
1882년 조미 조약
1905년 을사늑약
1910년 경술국치
...
숨가쁘게 이어지는 구미열강과 일제의
압박은 조선말 조정과 유림들의 무능력이
더해져 조선왕조 500년은 허망하게
자폭했다. 그렇다.
강화는 조선역사의 비극적인
종점에 있었던 것이다.
...
진해루를 지나 갑곳돈대라
불리는 현재 포대가 설치된 곳은
실제의 위치와 달랐다고한다.
고증에 의하면 강화대교와
통제영학당 부근이라는 주장이
"강화부전도"를 비롯한 다수의
고지도에서 확인 되어 고증의
객관성이 있기때문이다.
아무튼 그곳은 전쟁박물관과
갑곳순교성지 등이 있어서 강화를
찾는 적잖은 관광객이 들르는 곳이다.
그렇게 갑곳돈을 지나서 더리미의
장어집을 지나게되었다.
나는 장어와 별로 친하지않지만
강화에 오면 장어집을 찾는 사람들이
제법 오는 곳이다.
그런데 그곳 주변 주택가 꼭대기에는
"가리산 돈대"가 있다.
별로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돈대였음을 알려주는 유구들이
주변에 듬성듬성 있다.
작년에 주변을 헤메다가 결국
꼭대기에 돈대를 찾았을때 기쁨이란...
혹시 더리미 장어집 주위를 가게되면
한번 들러보길 권한다.
예쁘게 관리된 월곳돈대와 초지진같은
곳도 있지만 폐허처럼 허무한 곳이
5진 7보 54돈대중 많은 수가 있다.
나는 오히려 그런 곳을 추천한다.
삶의 희로애락이 있듯이
지금은 그저 옛날의 쓰였음직한
돌들을 보면 아련한 지난 날을
생각해보게된다.
무너진 유구들을 쓰다듬다보면
말없는 돌들이 말하는 신기한 세계로
당신들이 초대될수있다.
호연지기를 생각한다면 산과 바다는
물론이요, 나무와 돌들도
벗들의 목소리를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
눈은 앞을 보고 자전거와 가고있지만
조강과 돈대들의 추억은
시나브로 가슴에 담겨지고
더욱 신나는 여행이되었다.
그렇게 가다보니 오두리돈대를
통과하고 강화외성의 까만 전돌이
맵씨있게 하얀띠(줄눈)를 둘른
모습도 반가웠다.
이제 자전거 일주의
종착점인 집을 향해 서둘러야했다.
왜냐하면 일몰시간이 다가왔기때문이다.
용진진앞에서 포도 한송이를
포도농장에서 얻어먹고
덕진진 근처에서 마그네를 지나
예비군 교육장을 경유하여 원점회귀하였다.
아무리 "지오사이클링"이라지만
무려 11시간 34분이라는 시간에
100km의 거리다. 엉덩이가 얼얼하다.
양쪽 종아리에 쥐가 여러번 나서
애먹었는데 다행히도
집으로 무사히 들어오니 좋다.
그리고 나는 생각...역시 나는 뛰는게 좋다.
자전거 안장에 내몸이 종속된
느낌이라니...ㅎㅎㅎ
이번 여행에는 돈대보다
지질답사에 방점이 되어
장화리를 포함해서 여러곳을
다시 보게된 것이 큰 소득이었다.
그래도 틈틈히 돈대를 다시
둘러보고 작년의 5진 7보 54돈대
126km 뜀박질때
고요한 바닷가를 따라 철썩거리는
파도소리와 갯벌의 오묘함과 무표정.
그러나 그때도 느껴듯이
서해바다의 알수없는 신비로움에
장대한 수묵담채의 그림이 펼쳐지니
심청이가 빠졌다는 비련의 인당수와
별주부와 토생원의 용궁에 이르기까지
상상의 나래가 펼쳐졌다.
...
범피중류의 심청가와
요즘 화제인 이날치밴드의 범내려온다의
원작인 수궁가는 인생이 슬픔이 다가 아니며
저편에는 웃음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찰리채플린이 그랬던가,
"인생은 가까이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희극이라 할수있다."
그렇다. 인생은 반전이다.
"식스센스"를 뛰어넘는...ㅎㅎㅎ
@뱀다리
장화리에서 본 해당화와 벌집사진과
분오리돈대 해안데크길에는
포획암외에도 특이한 단층을
선생님이 설명하셨다.
이런 현상을 뭐라고 말씀 하셨는데
용어를 잊어버렸다.
말하자면 단층이 오래시간 상하 수직으로
움직이면서 맞부딛혀 긇힘 자국이
생기는 현상이다.
특이한 것은 자세히 보면 긇힌 단면이
색깔이 달라서 눈에 띠었다.
인상적인 장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