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이야기

오리 놀래기

흰코끼리 2022. 10. 20. 07:03

한밤중에 뜀박질한다.
달님은 잠자고
바람은 마실갔다.
시커먼 바다는 멀리서
어른 거린다.
도장리 벌판의 수로를
따라가다 마침내?
가능벌판이 펼쳐진다.
얼마간 뛰다보니
저 멀리 바다 저편에는
노란 눈알들이 수평선을
따라 두리번 거린다.
빈 바다는 철썩철썩 하고
빈 하늘은 말이없다.
바다를 멍하니 보다가
집으로 향했다.
폐허가된 송강돈대가
안스럽게 나를 본다.
조선 숙종 어느때에
바다를 쳐다보는 벙거지를 쓴

조선의 할배들이 생각났다.
그렇게 수로를 따라가면
왼쪽에는 진강산
오른쪽에는 마니산이다.
후드득 꽥 꽥...
오리들이 투덜거리며
날아가는 소리가 들렸다.
건너편에는 기계가
왱왱 울었는데
늦깎이 추수로
컴바인과 트렉터의 굉음이었다.
진강산 아랫자락에
우리집이 보였다.
오늘 트레일런닝은
오리들을 놀리는
뜀박질이었다.
후드득 꽥꽥...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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