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익의 자산어보를 보면서
스크린의 흑백 영화를 본 소감이었다.
흑백이 주는 강렬함은
절해고도의 유배지와
궁합이 탁월했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의 저자 유홍준은
영주 부석사가 훌룡한 것은
절 자체가 훌룡하기도 하지만
그 곳에서 바라보는
태산준령이 주는 풍광의
"상농하담"이라했다.
...
흑산도라는 섬이 주는 이미지는 어떤가?
자산어보에서 저자 정약전도
말했지만 "흑산이라는 말이주는
무서움과 으스스함때문에
자산이라는 말로
바꿔부를 정도의 공포스런
공간"이라지 않았는가...
강화에서 바라보는 회색깔의 바닷물도
충분히 무서울것인데
검다는 바다는 오죽할까...
그러나 그런 어두운 그림자가 있는
곳에서도 사람들의 일상은 있었고
그가 꿈꾸는 신세계와
절절하고 뜨거운 형제애...
따듯한 마을 사람들의 인정으로
정약전은 미치지않고 16년이라는
유배생활을 견뎌냈을 것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그는 끝내 살아서
뭍으로 나오지 못했다.
왜냐하면
세상은 아직 흑산도의 바닷물보다
훨씬 검은 바다였기때문이었다.
하지만 말이다.
혹시 그는 그가 꿈꾸었던
신세계를... 흑산에서 보았을지 모른다.
그래서 완전하지는 않지만
그는 소박하지만
새로운 세상을 만나지 않았을까?
그래서 흑산을 만나기전에 정약전과는
전혀 다른 정약전이 되어
"현산어보"라는
소중한 보물을 우리에게
선물한 것이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