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나무

국화를 위한 노래

흰코끼리 2023. 11. 18. 22:55

너를 보고 생각했다.
네가 우리집에
오게된 사연이
큰고모님 묘역에
선물이었음을.

너를 보고 생각했다.
네가 마당으로 이사온지
수년이 지났건만
꽃 귀한 겨울에 "호호하하"
노란 웃음으로 가득해졌음을.

너를 보고 생각했다.
네가 고요한
마당의 가을을
삼남매를 대신하며
흥성흥성 빛내고 있었음을.

너를 보고 생각했다.
네가 얼굴은 아직은
아니라니 ...알록달록
붉은 장미 뽐내는 여름도
심드렁했던 나였음을.

너를 보고 생각했다.
"네가 동장군은 끝났다"며
땡땡 얼은 땅을 가르고
"만화방창 봄이왔어요~"라며
연녹색 애기손을 내밀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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