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기이한 감악산 양가산댁 102(부제/아버지를 위한 노래)

흰코끼리 2024. 5. 11. 19:44

한참 팔팔한 나이
서른 다섯에
아버지는 돌아가셨다.
그런데
내 나이가 무려 예순둘.
아버지보다
30여년을 더살았다.
그러나 나는
아직도 철부지다.
돌이켜보면
나는 아버지를
별로 생각해본적이
없었을지 모른다.
왜냐하면
...윤여사께서
잘해주셨고
동생도 기타
먹고사는 문제도
별일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100살은 사셔야한다는
윤여사께서 요즘
몸이 말이 아니다.
요양원에 계신지가
어언 삼년이 넘었으니...
서른 다섯 청년같은
아버지는 야속한
운명의 저승사자가
제발 오지않기를
바라셨을지 모른다.
두살, 다섯살 어린 아들의
별빛같은 눈과 서른 셋의

새색시같은
윤여사를 보며
무슨 생각을 하셨을까? ...
잠시...당신의 시계를
보시며 생각에 잠기셨다는
아버지를 상상해보았다.
그러나 아버지는
지금의 상황이 돌이킬수
없는 것을 인정하셨을 것이다.
...마침내... 아버지는
결정을 내리셨을 것이다.
그리고 잠시
아내인 윤여사에게는
무한한 사랑과 믿음으로
어린 두 아이에게는
너희를 영원히 지켜
주실거라는 다짐으로
어머니와 우리 형제를
안아주셨을 것이다.
안녕...안녕...안녕...
그렇게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으로 머나먼 길을
떠나셨을 것이다.
...

백세시대라는 요즘 세상에
나는 아직도 어린아일지모른다.
그래서인지 하늘에 계신
아버지를 생각하니
눈물이 앞을 가렸다.
남겨진 윤여사와
어린 두아들...

나이를 먹으면
철이 든다지만
마누라에 삼남매를 둔
나는 아직도 꿈을 꾸는
아이같다는 생각을 하니
웃음이 절로났다.
그러나 아버지가
그러하셨듯
나도 잘할수 있을 것이다.

뜀박질에서 배웠듯이
평정심을 유지하고
길을 잃어도 차분히
끝까지 포기하지않는다면
태산준령도
나를 넘겨 줄것이기때문이다.
...
채일병, 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