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담배물던 때보다
한참 전 일이었다.
하루는 백두산 머리에서
연기가 모락모락나더니
꼭대기에서 검붉은 불길이
솓구치며 춤을추다가
시뻘건 용암이 산아래로
흘렀겄다.(사실 그때는
백두산이라는 말은 없었고
그저 큰산이라 불렀는데
화산폭발로 생긴 화산재가
일본까지 갈 정도로 큰
화산재였기에 큰산의 머리에는
하얀재가 굳어지고
부서져서 하얗게되었다.
그렇게 하얀 머리산이 되니
후일 사람들이 백두산으로
부르게됬단다.)
그런데 산아래 사람들은
백두산 산신령이
노했으니 큰일이라며,
좌불안석이 따로없었다.
역시 생존본능은
종족보존이 으뜸이었으니
아낙네들은 머리에 짐을이고
남정네들은 뒤를따라
지게에 잔뜩 짐을 메고
어린 아이들을
또 다시 메고 이고
되도록 산에서
멀리 멀리갔던 것인데,
북새통도 그런 북새통이 없었다.
그런 일이 한참 지나
기억도 거의 없어질 무렵이었다.
백두산에서 한참 떨어진
동네에서 제일 큰
기이하게 생긴 느티나무 아래에
어린 아이들이 떠들었다.
아무개 왈,
하늘은 어떤 색이지?
어떤 색이 진짜일까?
아무개 4 왈,
하늘은 파란게 으뜸이지.
암...파란색이 최고지.
저 파란 하늘을 봐라
얼마나 멋지냐...
아무개2 왈,
아니야, 하늘은 잿빛이야.
그게 얼마나 무서운데...
회색이 진짜야.
아무개3
무슨 소리야,
하늘은 파랗다가
잿빛도 되고하던데...
아무개2 왈,
옛날 옛날 할배,할매들
말씀 못들었냐?
온통 뿌연 하늘이
세상 가득했다는 애기...
아무개 5왈
제법 아는 척을 하며,
파란 하늘이 아니면
개,돼지는 말할것도 없고
들판에 벼들도 쭉정이가
되서 우리는 밥도 굶게된다구.
우리 할배가 그러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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