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나연탄의 便紙

흰코끼리 2025. 1. 12. 19:02

머나언 시절에
나는 나무?요,풀이었다네.
그때는 고사리가
수십미터 높이가 됬었지.
공룡들은 나를 좋아했고
우리 고사리들은
땅을 가득 메웠다네.
익룡이 하늘을 날고
호숫가와 뭍을
오가며 더이상
나무랄데 없는
낙원이었는데,
듣자하니
훗날 쥐라기공원이라는
영화도 있더군...ㅎㅎㅎ
그러나 시간은 흘러
나는 억겁의 시간을
통해 새까만 석탄이되었고
산업혁명시대 즈음에는
바다와 강의 거대한 배를
움직였고 대륙 여기저기에서
시커먼 연기를 뿜어냈지.
더구나...
수십량의 기차들이
씩씩한 소리를
지르며 사람들과
화물들을 날랐는데
처음에는 나를 보고
도망치기도 했다네.
지금 생각해보니
웃음도 나고 대단한 볼거리였지.
그럼...장관이었어.
역사이래 그런 일은
처음이었을테니...
그뿐인가,
석탄은 따듯한 연료도
됬으니...조선이라는
나라의 사람들은
까맣고 둥그런 깡통
모양의 열아홉개
숨구멍이 있어서
19공탄이라 불렀더군.
1970~80년대만해도
나 연탄개스때문에
한겨울에 많은 사람들이
죽기도 했으니
나는 사람들의
기쁨이되기도,
슬픔이 되기도했지.
그런데 조선의
안도현 시인은
연탄의 붉은 열정과
마지막 하이얀 백골의
쓰임새까지 고루
따듯하게 말해주었으니
나연탄은 그저...
안도현 시인의
따듯한 마음에
고마움이 절로 나더군.
연탄에 대한 추억은
나를 사북 탄광같은
막장에서 캐내던
광부들부터
연탄공장에 수많은
노동자에 이르기까지...
달고나와 연탄구이
고깃집등 많은
이들의 소소한 사연들...
헤아릴수 없이 가득할거야.
부디...
까만 연탄과
하얀 연탄이
사람들에게
따듯하고 멋진 추억으로
남아주기를 기다리며
이만 긴글 마치겠네.
나연탄에 대한
보잘것없는 글을
읽어주어서 고맙구만.
...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이한 감악산 양가산댁 121(부제/석바위에서 온 만두 2025)  (0) 2025.01.18
기이한 歸還  (0) 2025.01.12
기이한 생강차  (0) 2025.01.08
幸運과 不幸  (0) 2025.01.06
기이한 감악산 양가산댁 120  (0) 2025.0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