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가야금에 대한 추억

흰코끼리 2017. 6. 23. 23:59

수년전?의 일이다.

대비마마 ,

"이런 일이 있었단다"

나 왈,

"뭐가요...?"

대비마마 ,

"신촌에서 찻집할때일인데

어느날 어떤 처자가

옷을 곱게 입고서

내 이름을 부르며 찾아왔었지"

(대비마마는 낮시간 알바를하셨음)

나 ,

심드렁하게 "그런데요..."

대비마마 ,

"그런데 그 처자가

너를 보러왔다며

잠시 기다리겠다고

말하곤 의자에 앉는 모습이

조금 불편해 보여서

유심히 봤더니

...왜~ㅇ

배가 나왔네.

임신을 했더라구..."

나,

"그래서요?"

대비마마,

"뭐가 그래서야,

처음보는 젊은 처자가 배가 나와서

너를 보고가겠다는데

이게 보통일이냐?..."

나,

"(어이없어서)

아니 그런 일이있었어요...?

대비마마,

"(그래서 이거 보통 일이 아니구나

마음을 다잡으시고는)

그런데 무슨 일로 우리 아들을...?

처자,

"몇년전 같이 가야금을 배웠어요.

어찌하다가 헤어졌고?

지금은 결혼을했는데

그냥 한번 들렀어요."

대비마마,

"아이고 그러면 그렇지

...(아이고 부처님...)

색시,조금만 기다려봐요

곧 올테니..."

나,

"아 , 전에 스님한테 바라하고

가야금을 함께 배운적있었는데

나없을때 왔었군.

시집갔구나..."

대비마마,

"신랑이 돈도 잘벌고

잘해준다더구나"

나,

"잘됬네."

대비마마,

"그리곤 한참기다려도

니가 안오니 아쉬운듯 일어서며"

처자,

"갈께요..."

대비마마,

"에이고 이걸 어쩌나

오늘따라 애가 왜안오는지..."

그리곤 무거운 발걸음으로

가게를 나갔다는데

대비마마,

"그런데 ...

너를 좋아했었나봐.

얼굴에 써있더라구..."

나,

"...아닌데..."

...

인연이 닿지않는 사람들이

어디 하나 둘인가.

짧은 만남이었지만

도명스님과 인연으로

바라도 배우고

가야금도...

물론 배우다 말았지만

...

가끔 불현듯

나와 스쳐간

소중했던 사람들에 대해서

내가 준 상처와 죄에대해서

...

마라톤을 하다가

산책을 하다가

음악을 듣다가

나는 그들에게

머리숙여

용서를 빈다.

...

가슴에 새겨진 "주홍글씨"는

그래서 아프다

...

ㅎㅎㅎ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텔라  (0) 2017.06.25
무쏘의 뿔처럼...  (0) 2017.06.24
삐라의 추억  (0) 2017.06.21
330  (0) 2017.06.17
공원묘지답사  (0) 2017.0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