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 어른이 돌아가셨다.
병환으로 여러해 고생하시다가
올해로 향년 79세.
이제 머나먼 길을 가셨다.
....
병원에서 입관식을 하면서
장인어른의 얼굴이 너무 낮설었다.
처갓집 가족들과 장인어른의
마지막 만남을 치루었다.
가족들 모두
장례지도사의 안내로
시신에 손을 대고는
마지막 인사를 드렸다.
아버님 사랑합니다...
(장례식장에서 시신을 마주한 것은
조부님께서 82년 돌아가신 이후 처음이다.
불가?식으로 보이는 장인어른을
향한 엄숙하고 진지한 지도사의
전문적이고 숙련된 장례 지도사의 모습이
믿음직 스러웠다.
또한 장인어른의 이승에서
마지막 옷이될 수의와 관은 정성스럽고
단정하며 예쁘게 꽃과 불가식 예법으로
곱게차려졌다.)
장례식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생략하고 가족들 입회하에
입관식만 치루고 내일 발인과
장지인 포천 납골당 가는 일만 남았다.
이런 저런 생각으로
집에돌아오니
여러가지 생각이 머리를 오갔다.
그래서 요즘 일주일에 한번만
먹는 술을 파계?했다.
그러나 술을 잘 먹지않으니
집에 소주나 막걸리가 있을리없다.
그래도 전직?술꾼의 집에
술이 없을리 있을까...
막둥이가 보관중인
발렌타인 21년산을 두잔하고
(막둥아, 보관료?라고 생각해라...ㅎㅎㅎ)
동생이 보내준 대추주 두잔으로
안주는 일요일에 어머니께 만들어
보낸 감자전 재료가 조금 남아서
감자전에 쑥과 진달래...김치전으로
...장인어른과 함께 먹었던 술에
대한 생각에 이르니
오늘의 파계?는 그저 눈을 감을수밖에...
그래서
장인어른의 생전 사진을
찾아보니 보이는 앨범과
결혼 사진은 어디로갔는지...
안보이고 결혼식 비디오테이프와
쌍둥이 백일로 추정되는
사진만 한장 덩그러니...있다.
"98년도 2월 15일이라면
97년도 11월 6일이 생일이니..."
비슷?하다.
신촌 생활을 마치고
행신동에서 처음 아파트 살았을때였다.
돌아가신 장인어른과 장모님 그리고
큰처남과 조카까지 와서 찍은 사진이었다.
...
장인어른과 술에 관련된 일화가 여럿이 있는데
상견례전에 봉천동으로
가기전 송아엄마는
"아버지가 엄격하시니 조심하셔..."
조언했다.
그래서 평소 술을 좋아하신다기에
문배주 대병을 사서 봉천동 인사를 갔다.
혹시나 늦을까해서 택시를 타서는
기사님이 년배도 되어보여서
"어르신, 제가 장인 어른께 첫인사를 가는데
조언을 부탁드리겠습니다. "
기사님 왈,
"묻는 말만 대답을하시고
말을 될수록 적게하세요."
나 왈,
"아...예...그렇군요...말씀대로 하겠습니다."
그리고는 봉천동 중앙시장에서 내려
처갓집을 들어가는데...
아...그 후덜거림이란...ㅎㅎㅎ
그렇게 장모님과 장인 어른께
인사를 드리고 드디어 산해진미의
밥상과 이어진 술상이 이어졌다.
술 면접이 시작되었다고할까.
그렇게 시작된지 얼마후
택시 기사님이 가르쳐주신대로
말을 최대한 억제하려는데
이거이...말이 많아지는 느낌이왔다.
그러나 불행중 다행인지
문배주 대병이 빈병으로 되었을때
장인 어른은 이제 집에 가보라는
말씀에 속으로 얼씨구하면서
하느님,부처님 감사합니다하며
두분께 인사드렸다.
그렇게 계단을 후달거리며
간신히 내려오는데
대문밖 멀리서 처제가 말을건다.
"형부 잘됬어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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