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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고2

흰코끼리 2020. 4. 14. 21:16

 

 

 

 

 

 

 

 

 

 

생로병사의 길은

알다시피

인간을 포함한

생명체의 숙명이오, 운명이다.

그러므로

장모님 말씀처럼

장인어른이 화장을 해서

유골이 된 모습을 보니

인생무상과 삶의 덧없음이

더욱 절감되었다.

...

삼일이 쏜살처럼 지나고

장인어른은 이제 운악산 자락

대성사에서 새로운 터를 잡으셨다.

처갓집 식구들 모두

별탈없이 큰일을 치루었으니

요즘같은 엄중한 시절에

불행중 다행이라 할수있겠다.

왜냐하면

코로나19로 상을 당하신 분은

염은 고사하고 가족들도

한분만 입관이 허용된다니...

그런데 장례지도사의 말에 의하면

코로나19가 아니라도

"무빈소"같은 형식처럼

조문객없이 가족끼리만

간소하게 하는 장례가 늘고있다.

그 숫자도 현재 장례인구의 5%가

넘는다고 하며 계속 증가한다는...

나도 수년전 선산 이전 문제로

장례에 관한 서적과 현장을

답사한 결과 현재 장례문화는

대단히 불합리했었다.

다행히도 장례문화가

매장에서 화장으로

권위적이고 호사스러운 형식이

평범하고 실용적으로 차츰 바뀌어지는

추세라니 반가운 일이었다.

서울 벽제에 소재한

시립장례식장은 와본지가

여러해가 지나서인지

많은 것이 새로웠다.

장례식장에 젊은 남녀직원들하며

관이 화구로 이동할때도

컨베어로 움직였고

유골도 사람이 절구로 분쇄하질않고

기계로 하며 유골함에 수습된 것도

콘베어로 나와서 유족에게 전달되었다.

이런 변화는 수의와 관...유골함등

터무니없는 가격과

불합리한 여러가지 관행들까지

많은 것들이 합리적으로

바뀌어지는 모습으로 보여졌다.

애경사같은 "관혼상제"는

다른 동물들과 달리

인간만이 치르는 의례이다.

이런 것으로 한몫 챙기려는 시대는

이제는 없어질 것이다.

그런 구태의연한 장례문화는

디지탈시대와 투명한 경제

그리고 빠르게 변화하는 혁신시대에

살아남을수 없기때문이다.

...

@뱀다리

장인어른과 술에 대한 기억이다.

하루는 "토종닭"을 삶아놨으니

먹으러 오라고 하셨다.

그래서 봉천동 처갓집으로

송아엄마와 함께갔다.

그렇게 집으로 들어가니

장모님이 차려주신 술상에는

백숙이 모락모락 신비한 모습으로

내앞에 광채?를 비추었다.

얼마전에 옥상에 뛰어다녔던 놈이었다는데

...

그저 처다만 보고있으니

장모님 왈,

"자네 뭐하는가? 안먹고...

자 ...묵어봐 토종닭이랑게..."

장인 어른 왈,

"어여 들어 보게..,

이리 다가오고 자 ...이게 말이야

특별한 술인데..."

(사이다 유리잔이다.병풍뒤에서 나오는

술이 나왔다면 그건 당신이

아끼는 술이라는거...

이거이...오늘은 또 뭘까?...)

나 왈,.

"예...아버님..."

장인 어른 왈,

"이게 말이지 ...

어린이 대공원에서 곰이 죽었거든

그런데 그 곰의 쓸개를 아는 사람이

꺼내서는 술을 담았지 뭔가...

귀한 걸세..."

나 왈,

"이렇게 귀한거를..."

그렇게 받은 술을 생각이고 뭐고

그냥 입에다 원샷으로 털어넣었다.

왜냐하면 코로 들어오는

비린내 비스무리한게 숨을 쉬고

먹자니 도무지...

그런데 그렇게 털어넣은 것을 보시더니

이것도 한잔 마셔보게나

병풍에서 소주댓병인 이른바

"대포알"이 나왔다.

이건 말이지 영광법주로 만든건데...

장모님 왈,

"토종닭이 맛은 어떤가?"

나 왈,

"어머니 맛이 끝내주는데요,

아버님 키우시는라고 애쓰셔겠어요.ㅎㅎㅎ"

장인 어른 왈,

"자네 이거 받게..."

나 왈,

"아 ...예..."

아까는 연밤색이었는데

이번에는 조금 진한 녹색이다.

이번에도 사이다잔으로...

다슬기를 넣어서 담근 술이란다.

그날 나는 영광법주에 쓸개 술에

다슬기 술까지..

그날 나는 자고갔는지 어떤지

생각나질않는다. 그러나 모르긴해도

부글부글 끓었을 송아엄마의 모습을

생각하니...ㅎㅎㅎ

위 상차림은 명절이나 처갓집에

가면 나오는 상차림이다.

요즘은 주일 예배보듯 매일 먹던 술을

일주일에 한번 먹는 술이되었다.

습관이 학습이 된건지

학습이 습관이 된건지

뇌가 육체를 지배하니

이제는 안주를 봐도 전과같지않다.

건강학적으로 좋은 현상인지는

몰라도 음식먹는 재미가 없어져서

삶이 좀 밋밋해진거 같다.

그러나 저러나

이제 장인어른과 술을

먹는 일은 먼 추억이되었다.

편찮으신후 술잔을 올려드린지

언제인지 기억조차...

아무쪼록 저 세상에서

편안히 계시길 빌뿐이며

천국에서 뵙게된다면

그곳의 좋은 주점에서

장인어른께서 좋아하시는

안주와 술을 대접해야겠다.

...

그런 생각에 이르니 천국에서

술과 안주맛은 어떨까.

자못 궁금해졌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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