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기이한 불수사도북 트레일런닝 1

흰코끼리 2020. 6. 8. 22:20



































"불수사도북 트레일런닝"은
산악마라토너라면
들어봤음직한 뜀박질 길이다.
나도 여러 해전에 들어보았고
지리산과 한라산등
여러 유명한 산들을 뛰었지만
정작 뛰고싶은 욕망은...
이상하게도 생기질않았다.
그러던차에 회사에서 휴일전날
퇴근후 집에가는 버스에서
직원이 "현충일 휴무"라는
소식에...이거이 부처님오신날도
이러더니...웃을 일이지만
갑작스런 낭보에
내 머리는 부산하게 돌아갔다.
이윽고 그래 ..."불수사도북"이다.
그렇게 머리를 정리하고
내일 뜀박질의 사전정보를
검색했다.
약 50여km.
제한시간 13시간.
강북5산종주의 견적서?다.
2주전에 강화 5진7보53돈대
126km를 3차에 걸쳐
(괴물?들중에는 한번에 끝낸다.)
뛰고나서 누구말대로
개고생?을 한 생각에 당분간 장거리는
안할 계획이었다.
그런데...역시 세상사
계획대로 되는 것은...ㅎㅎㅎ
강호무림들과 거래처 동림사장도
"아이고 그거 못할짓이여"...
울트라100km와 불수사도북을
해본후 소감을 그렇게 말했다.
참고로 동림사장은
한달에 약100km를 소화하고
일년에 풀코스도 몇개하며
풀코스기록도 3시간 30분대다.
마라톤을 시작한 것은
2008년도 전후고 나이도
나보다 한살아래이니
비슷할수있지만 기록으로만 보자면
내가 4시간 30분대이니
하늘과 지하실?격이다.
ㅎㅎㅎ
어쩌다 뭐가 됬다더니
참가자들이 브로그에 올린
글들을 보자면 나의 선택은
조금은 무모한 도전이었다.
그러나 주사위는 던져졌고
나는 뜀박질에 필요한
옷가지와 필요용품들을
배낭에 쑤셔 넣고있었다.
...
첫번째 문제는 출발시간이었다.
10시간을 넘는 시간에
50km를 넘는 장거리이니
새벽에 출발하는게 원칙이다.
그러나 우리집에서 서울로가는
유일한 ?방법은 (택시나 렌트제외)
첫차를 06시50분차를 타고
터미날에서 서울로가는 버스를 타는것이다.
사전에 계획된거라면
서울에서 자고 새벽에 불암산을
가는것이 맞다.
그러나 지금은 강화에서
서울로가며 이른 11시가 넘는 시간에
출발지인 불암산을 도착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땡잡은 거 같은
휴일의 활용을 반?타작이라도
해볼 요량으로 일단 가는데까지
가보자. 일몰시간이 늦은 7시 30분
언저리이니 하산시간 계산해서
6시30분 정도로 해서
도봉산 자운봉까지는 어떻게 되겠지
...
안되면 말고 ...대회도 아니니
보통하던대로... 대충 이런 시작이었다.
그래서 예상보다 늦은
이른 11시가 한참지나서
12시가 언저리에 불수사도북의
첫번째인 불암산을 향해뛰었다.
(전철역인 화랑대역에서 하차후에
143번 버스를타고 종점에 내렸다.
그리고 동네 사람인듯한 분께
불암산 입구를 물어보니
친절하게 말해주었다. 내가
불암산으로 해서 수락산으로
간다는 말에 "내 ...입구가 여럿인데
그러면 이렇게 가시면 됩니다"하신다.
들머리에 목양교회가 보였다.
지도에서 본 교회다.
동네는 어렴픗하게 기억이 ...
서울 변두리의 낮익은 풍경이다.
대도시의 호사스런 모습보다
훨씬 정감있는 모습에
오랜 시간전의 삼양동과 봉천동
그리고 나의 어린시절의
신촌 연대앞이 생각났다.
이곳도 언젠가 삐가번쩍한
아파트가 들어차겠지...
올라가며 카센타 사장님에
동네 아저씨에 갈라지는 길에는
어김없이 "불암산 입구를
요렇게 가면 될랑가요?"
"아, 예 그리 쭉 가면 됩니다 "
친절하게 말씀들 해주셨다.
그런데 불암산 안내 표지가 안보였다.
이정표가 왜 이렇게 부실한지
알수없었다...
불암산은 1~2번 정도 가본 기억이지만
뛰어보기는 처음이다.
물론 수락산과 사패산에
도봉산 자운봉과 북한산 백운대도
등산은 여러차례 있었다.
예외가 있다면
북한산 12산성문 종주 트레일런닝은
몇년을 걸쳐서 약 4회정도를 했다.
20km를 3시간30분정도 했던거로...
우리집 뒷산같은 불암산은
한시간 안되게 올랐다.
그런데 생각치 못했던
"불암산성"을 와우!ㅎㅎㅎ
그렇게 오랫만에 반가운 인사를하고
한시간정도 더 갔더니 수락산이 나왔다.
거북바위라는 이름을 보니 생뚱맞게
수궁가에서 나오는 별주부가 생각났다.
그리고 수락산의 상징 표석은
예전에 보았던 앙증맞은 그대로였다.
다시한번 웃음이 절로나왔다.
그리고 기차바위?였던가 자일을
붙잡고 내려왔다.
예전에도 이랬었나?
자일을 잡는 내내
나는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그렇게 바위와 씨름을 하고
GPS를 보며 등산객들에게
사패산 방면을 묻고 또 물었다.
왜냐하면 수락산과 사패산은
불암산과 수락산처럼 붙어있지않고
도시 하나(회룡역)를 통과해야한다.
또한 수락산 능선에서
회룡역근처까지 최단거리로
하산해야하며 이어서 사패산입구도
최대한 단거리로 도착해야했다.
다행히도 비슷하게 되긴했다.
그러나... 여름 오후 시간이라는게
문제였고 몸상태도 별로다.
그래 사패산까지는 어찌 가겠지.
하면서 마트에서 기본 500ml
2병을 소진해서 2병을 새로 보충했다.
갈수기라 개울에서 세수를 할수도
없고 갈증도 ...
워터백의 물은 그저 목만 축일뿐이다.
...그렇게 회룡역 인근의 아파트숲을
어색하게 통과해서 눈에 낮익은
하천과 사패산의 전경이 한눈에 보였다.
이제 저기만 넘으면 뭐가
되든지 말든지 하겠지 하면서
길을 물어보는 나에게
어르신 왈,
"그 길이 아니고 개나리아파트에서
좌회전을 하라니까 그러네..."
나 왈,
"아...예...고맙습니다 "
그렇게 사패산을 오르니
어제본 브로거의 글이 생각났다.
"사패산 우측 1.2km
자운봉 좌측...
사패산을 꼭 가야한다면
나는 포기했을지 모른다.
다른 런너들도 그냥갔다.
나도 그냥 갈란다."
...
오산종주에서 보니 사패산 CP가
없었다. 이거이 말인가 막걸리인가...
어찌됬든 나는 사패산을
오랫만에 보았고
그곳에서 도봉산과 지나온
불암산과 수락산 일대를
보니 새삼 감회가 남달렀다.
그렇게 사패산을 뒤로하고
도봉산 자운봉을 향해 뛰어갔다.
시간도 몸도 이제는
종착점이 될듯하다.
그러나 생각보다 종착지는
멀었고 힘도 들었다.
주변에 보니 소나무가
불에탄 흔적과 소나무선충의
피해지역이 보였다.
안타까운 일이었다.
그렇게 낑낑 거리며 도착한것이
거대한 도봉산 주봉인 자운봉이었다.
오늘의 목표는 달성했다.
고마운 일이다.
진강산 산신령님께서
오산 신령님께 연통을 넣으신게
분명?했다.ㅎㅎㅎ
그런데 하산을 어쩐다?
잠깐의 계산착오로
도봉산 탐방지원센타로 하산을했다.
2.5km였다면 우이암도 충분했는데...
그러나 몸이 엉망인데
정신이 온전할턱이 없다.
왜 우이암을 선택지로 생각을 안했는지
더구나 하산도 그게 훨씬 용이했는데...
물론 결과적인 일이다.
자운봉에서 우이암을 통과하는
기억도 오래되었고
일몰을 앞두고 산에서
더이상 지체할수 없었기에...
하산 길은 불과 30여분이었지만
돌밭과 돌계단은
골산의 명성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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