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팔영산 트레일런닝 외전3

흰코끼리 2020. 8. 28. 21:56





꼴뚜기
지은이/백석

신새벽 들망에
내가 좋아하는 꼴뚜기가 들었다
갓 쓰고 사는 마음이 어진데
새끼 그물에 걸리는 건 어인 일인가

갈매기 날아온다.

입으로 먹을 뿜는 건
몇십 년 도를 닦아 퓌는 조환가
앞뒤로 가기를 마음대로 하는 건
손자의 병서도 읽은 것이다
갈매기 쫑알댄다

그러나 시방 꼴뚜기는 배창에 널부러져
새 새끼 같은 울음을 우는 곁에서
뱃사람들의 언젠가 아홉이서 회를 쳐 먹고도
남아 한 깃씩 노나 가지고 갔다는 크나큰
꼴뚜기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슬프다

갈매기 날아난다
...
여름휴가를 다녀온지도
벌써 "2주"가 되었다.
순천에서 희조가 없는 빈방에서
곰팡이낀 냉장고에 오래된 반찬통들,
기우뚱거리는 개스렌지에
찬장에 줄서있는 라면들
침대와 욕실에 이르기까지
스산?한 마음에 이르니
희종이와 송아...
삼남매의 바깥살이가
더욱 나의 마음을 무겁게 했다.
그래서인지 어떤지
개스렌지의 다리를 펴서
기뚱거리는 것을 손보고
곰팡이난 쌀과 냉장고를
버리고 닦고
목욕탕을 청소하니
조금 ...아주 조금 마음이
좋아졌다.
...
그렇게 자는둥 마는둥하고
새벽 4시반에 일어나서
간단히 목욕하고
순천터미날에서 고흥방면
첫차를 05시15분에 타서는
과역터미널에 내려서
택시를 타고 팔영산 입구인
능가사에서 하차를 했다.
요금은 11,000원.
(과역에서 팔영산 입구 첫차는
09시 이므로 부득이 택시를 ...)
그리고...
산행을 ...무사하게 하산한후
팔영산입구에서 막걸리
먹으며 기다리는 후배말에
막걸리와 파전의 끝자락이
무섭게 후배가 차를 가지고 도착했다.
그렇게해서 영남용바위를
비롯해서 해수욕까지 잘하고
후배의 근무지인
국립 청소년 우주센타에서
한잔하며 ...
그의 말을 빌자면
"회의 신세계"를 ...
회의 신천지?를 보았으니
ㅎㅎㅎ
다음에 꼭 기회를 만들어서
너희들과 함께
회의 신세계를 경험하자꾸나.
그때 회를 먹다가
"백석 시인의 꼴뚜기"가 생각나서
시를 올려본다.
지난 겨울 아빠가
백석할배에게 푹 빠져 살았는데
그 이유가 여럿이 있겠지만
약간 웃기는 일이지만
그가 남긴 시가
100편이 약간 넘는데
그중에서 음식이 나온 시가
무려 "110가지"다.
(소래섭의 "음식의 맛"에서...)
음식의 종류는 우리나라가 대부분이지만
중국과 일본것도 약간있었다.
그런데 인상적인 것은
그의 음식선호가 대단히
서민적이라는 것...
그는 요즘으로 치자면
스카이 출신은 아니지만
지방 명문학교출신에
유학파 출신으로 조선일보 기자에
했고 고등학교 선생님까지...
0.01?%의 선택받은 신분이었다.
그러나 그는 그런 삶을 살지않았다.
그는 독립운동을 하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조선의 천재 춘원 이광수나
모윤숙같은 수없이 많은
"일본의 개,돼지"들의 대열,
즉 부역자들과 다른 삶을 선택했다.
그는 순수하고 맑았으며
자유로운 영혼이었던 것이다.
그러니...
그의 삶은 순탄하지 않았고
말년도 행복했다고 할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건 알수없다.
그저 말년에 그를 닮은 남매와
고운 얼굴에 부인과
조금은 알듯 모를듯한
그의 탈속한 얼굴을 보았을 뿐이다.
이제 그가 세상을 떠난지
100년(1912년생)이 넘은 지금...
나를 비롯해서 수많은 독자들이
그의 해금?과 더불어서
열혈?독자들이 만들어졌다.
...
아빠는 그의 시를 읽게되면
뭐랄까?
"북신이나 정주성"같은 유구한 역사와
"여우난골족"같은 가족 고향 이야기등...
"산숙"에서 나오는 이름 모를 사람들과
"꼴뚜기나 오리"에는 미물에
몽당붓이나 목침같은 무생물까지...
귀신의 오싹함과 해학에
나타샤와 당나귀와 자야여사의
사랑이야기까지
식민지에 경제적 궁핍에서도
그의 사랑과 낭만에 유머가 넘친다는
사실이었다.
그의 시를 생각하면
동시대의 비슷한 지역과 년배의
김소월의 진달래와 비교가 된다.
시의 위아래를 논하는 것은
적절하지않고 굳이 선택하자면
아빠는 백석할배 스타일이 좋다.
너희들에게 증조부되시며
아빠에게 조부되시는
채ㆍ문ㆍ석 어른이
백석시인과 비슷한 년배이니
아빠는 그냥 백석 하르방,할배라고
부른다.
언제 통일이되면
그의 고향에가서 그의 묘에
좋아하시던 술 한잔 올리며
좋아하셨던 "가자미"를
술안주로 가져가야겠다.
언젠가 될지 모르겠지만
아빠가 못가면 너희때라도
...
ㅎㅎㅎ
@뱀다리
1.백석할배가 사랑했던 몇가지가
빼꼭이 써있는 시인
"야우소회"도 올린다.
2.꼴뚜기를 아홉명이 회를
쳐먹고도 남아서 각자
지고갔다는 할배의 과장은
중국인을 비롯한 고대인들의
구라에 비하면 귀엽다는
생각이들었다.
30년가까이 모임에 형님은
일본에서 먹은 맥주의 양이
"현해탄을 물들였다"고 했으니
예나 지금이나 뻥도 가지가지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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