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나무

기이한 여의도 벗꽃 마라톤

흰코끼리 2022. 4. 11. 06:59
























7.7km /1시간.
벗꽃길을 따라 여의도를 한바퀴 뛰었다.
카카오맵에서 보니
신촌에서 여의도는 불과 3km즈음이었다.
옛날로 치자면 10리가 안되었니
한동네나 진배가 없는 곳이다.
신촌집을 출발해서 서강을 들러
마포로 가다보면 여의도가 금방이다.
그래도 여의도를 가본적은 있었지만
벗꽃길은 처음이었다.
어머니를 모시고 한강 유람선과
공원 산책은 아이들 어린시절과
수년전에 꽃구경등 몇번 가보았다.
그런 그 곳을 어머니께 보여드린
다는 생각에 간다는 것이
"그럼 뛰어보자." 이렇게 된 것인데
뜀박질 복장도 없었지만
신촌집에 있었던 내 생애 첫번째
쫄쫄이였던 nyc 상의가 퇴역후 있어서
"바로 이거군"하며 또 다른
퇴역한 반바지와 함께
(인증샷을 보니 조합이 영...ㅎㅎㅎ)
여의도를 향했다.
뛰었다기 보다는 벗꽃 보며
사진 찍다 ,벗꽃 보며 사진 찍는
것을 반복하며 빨리 걸었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전날 진강산을 뛴것에
왼쪽 햄스트링 증상이 있어서
겸사겸사 살살 뛰었다.
아침 7시 즈음에 도착했는데
8시에 벗꽃길을 연다나...
그렇게 시간을 보낼수없어서
역방향으로 뛰어서 마라톤을 마쳤다.
이른 시간이라 인산인해는 아니었다.
삼삼오오 남녀노소가
벗꽃을 배경으로 가족과 연인들은
빛나는 추억을 담고있었다.
부디 모두의 화양연화가 되기를
...
@뱀다리
1.아쉬움 마음에 신촌까지
뛰어간다는 것이 길을 잘못들러
코앞에 서강대교를 지나서
당산철교에 도달했다.
어이없고 아쉬운 일이었지만
그래도 벗꽃은 원없이 본셈이니
벗꽃 구경한번 잘했다.
오늘 본 것을 주말에
어머니께 잘 전달해야 할텐데
ㅎㅎㅎ
2.뜀박질후에 집에서
잠시 쉰다음 친구와 연대를
잠시 들른후 고기창고에서 일잔했다.
이런 좋은 날에 눈호강도 했으니
입도 즐거워야 하지않겠는가...
그런데 사실은 코로나19로 인한
유무형의 격리로 친구와 일잔이었다.
역시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아니면 주류?적 동물...ㅇㅎㅎ
3.친구와 일잔후 헤어졌지만
아쉬운 마음이 여전히 남아
홍대앞 폐선이된 철로구간을
잠시 돌아보다 영등포 알라딘에
요즘 화제작인 "파친코"를 구해서
집으로 돌아왔다.
4.눈앞에 서강대교를 놓치고
엉뚱한 당산철교로 뛰다가
쌍둥이들과 함께갔던 한강 수영장이
눈길을 잡았다.
아이들과 볼링장도 갔었는데...
주로 송아는 엄마와 ,쌍둥이들은 나와
어린시절의 즐거운 추억이 ...
삼남매와 함께한 시간이
지금 생각해보면 많지않았다.
그래서 지금이라도 분발하려했지만
그것도 쉽지않은 일이다.
속은 아닐수있지만
겉은 청년이니 어른이 된것 아닌가...
그러나 어른이된 아이들과
산보다니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않다. 지난시절을 돌이켜보면
나도 청년시절에 어머니와 산보다닌
기억이 별로없었다.
그때는 주로 친구들과 애인이
먼저였을 것이다.
그러나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고
시간이 꽤나 지나니 어머니와
경복궁이나 공원을 다녔던 것이다.
어른이 다 어른은 아니며
부모가 다 부모는 아니었다.
자식과 부모가 다되어보니
이제 조금 철이든 것일지 모른다.
...
5.여의도 벗꽃은 남쪽의 벗꽃들이
벌써 떨어진다는 말을 들었는지
벌써 꽃비가 슬슬 날리며
이제는 여린 녹색 잎사귀들이
앞다투어 나오고있었다.
일본 말로 사쿠라인 벗꽃은
사람으로 빗대어 말했을때는
결코 좋은 비유는 아닐 것이다.
더 없이 황홀했던 벗꽃의
찬란한 흰색도 아니고
분홍색도 결코 아닌 꽃잎이
순식간에 허공속에서 잠시
비행하다 비처럼 떨어지니...
화무십일홍이라...
벗꽃을 두고 말했음일까?
그러나
꽃잎이 떨어진 것이
자연의 이치인 것이지
어떤 감정의 산물도 아니지않는가.
그런데
사쿠라라는 말이 주는 부정적 함의와
일본꽃 운운하며 멀쩡한 벗꽃을
뽑아서 지금의 여의도 윤중로에
벗꽃 터널이 만들어졌고,
왕벗꽃이니 자생종이니 운운
하는 것까지 보건데...
내가 벗꽃이라면
"오메...징한 것이여...
잡 것들이 따로 없당게..."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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