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나무

목련과 홍매의 노래

흰코끼리 2024. 3. 25. 21:03

1.하얀 목련이
나에게 말을 걸었다.
그에 말은
"처음처럼"이 되었다가
하얀 양파가 되었다.
붉은 홍매는 어떤가?
슬픈 동백꽃잎이 되었다가
아직도 꿈틀거리는
붉은 사랑이 되었다.

2.하얀 목련 보며
처음처럼이 생각났고,
붉은 홍매 보며 꿈틀거리는
나의 붉은 사랑에 놀랐다.

3.하얀 목련 보며
하얀 양파가 생각났고,
붉은 홍매 보며
단재의 빨간색
내복이 생각났다.

@뱀다리
1.가을은 낙엽이,
봄에는 꽃들이
네루다의 말같이
마음을 훔쳐간다.
그러나 사랑하는 이라면
나도 모르게
입술을 훔쳐간
이런 절도의 역설이
황홀할지 모른다.
2.시 한편이 순식간에
쓰여졌지만 얼마후
이런 저런 모양으로
다시 만들어졌다.
어떤게 잘 된것인지
그냥 생긴대로 놔두었다.
3.양파는 엄마의 어린시절
고진내에서 불렸던
엄마의 별명이었다.
그런데
하얀 목련을 보니
네루다의 명저
" 모두의 노래"에서
양파의 노래가 생각났다.
4.빨간 내복 이야기는
상해 임시정부 시절
신채호 선생이 동지들과
목욕탕에서 있었던 일화다.
동지들이 단재선생에게
빨간 내복을 보며
"선생, 그건 여자 내의 아니오?"
놀렸더니
단재 왈,
"빛깔이 하도 고와서..."
그렇게 말하고는
태연하게 탕으로 들어갔다.
나는 동지들의
어이없는 모습이 눈에 선했다.
ㅎㅎㅎ
5.하얀 색은 순결과
처음을 ...우리 한민족을
상징하는 것이다.
나는 자연스럽게 신영복
선생의 처음처럼이 생각났다.
처음..과 흰색은
자연스런 만남이다.
6.붉은색을 보면
동백꽃과 진달래가
생각난다. 그리고...
4.3항쟁으로 쓰러진
제주도민들이 생각났다.
나에게 붉은색은
단풍같은 낭만도,
동백꽃같은
안타까운 슬픔도
같이 생각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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