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외가
노란옷을 벗었다.
바닥에 길쭉하게
가지런히 놓였는데
갯수가 여러 개다.
속살은 같은
하얀 색이지만
백옥같지않아
친근했다.
향은 어떤가?
뭐랄까...
강렬하지않고
순박한 향기가
괜시리
시골의 수줍은
처자의 모습이 떠올랐다.
참외를 반으로
나누어 속을 본다.
하얀 작은 씨들이
하얀 속살에 가득하다.
나는 속살과 씨들을
숟가락으로 조심스럽게
걷어낸다.
그리고 참외를 잘라서
접시에 정성스럽게
하나씩 뉘어본다.
이제는...
연한 달콤함을 상상하며
참외를 입에 넣어본다.
참외의 향과 씹히는
그윽한 맛과 함께
동두천 큰고모네
구멍가게의 항아리에서
시큼털털한 막걸리 냄새도
사이좋게 내코를
간지럽혔다.
...참외는 큰고모의
또 다른 향기일지 모른다.
@뱀다리
큰 고모가 좋아하셨다는
참외는 어린시절
큰고모님 네서
참외를 먹고 탈이난후
불과 두해전만해도
먹지않는 과일이었다.
그러나 큰고모님께 올릴
제물을 위해
가월리 고모님께
나 왈
"큰고모님이 제일 좋아하는
과일이 뭐에유."
여쭈었더니
가월리 고모왈,
"큰고모는 참외를 좋아하셨지"
그래서 이후에 제물 준비로
참외를 준비하면서
내가 참외를 먹고 설사했던 것이
"씨"때문이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그로부터 나는
참외를 보면 큰고모님이
생각났고 참외와
화해?를 하게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