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안에서 혼자 도시락을 먹을때는 함민복의 말처럼 콘크리트 비비듯이 먹는게 다반사였다. 그러나 잠시 주변을 산책하는 멋도 부렸었다. 콩세알 시절 가마솥에서는 콩에서 두부로 변했지만 한편에서 보일러가 터지고 다른 한편에서는 서로가 음식경연을 해가며 웃다가 울기도 했었다. 식당밥을 먹은게 한두해는 아니니 별거냐 하겠지만 가격의 고하를 떠나 시장이 반찬이라 생각하면 산해진미가 따로없다. 대구역 근처..시장에서는 순대국을 시키고는 "아지메요, 울엄마가 생각나는데 계란찜 하나 해주시면.." 조용히 내앞에선 계란찜은 엄마였다. 그러니... 집밥이니 영혼을 울리는 음식이라는 것도 결국은 태초의 그 것처럼 엄마의 현신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