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기이한 봉원사

흰코끼리 2022. 3. 13. 13:35
























어린시절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봉원사는 여러 차례 다녀왔기에
낯익은 절이다.
그런 곳이 특별한 절이라는 것을
알게 된것은 최근의 일이었다.
가까운 곳이어서 그랬을지
모르겠지만...
조선에서 이름 석자를 대자면
삼척동자도 알만한 이들의
자취가 한곳에 모여있으니
기이한 인연이 아닐수없다.
이를테면 그곳에는
첫째 흥선대원군의 마포 별채였던
아소당의 흔적이 있다.(대방과 대웅전)
둘째 추사 김정희와 그의 스승이었던
청나라 명필 옹방강 글씨가 있다.
(대방의 입구의 세 개의 현판)
셋째 조선조 명필인 이광사의
글씨가 있다.(대웅전 현판)
넷째 삼봉 정도전과 이완용의
글씨가 있다.(명부전 현판과 주련)
또한 대웅전의 동종은 덕산 가야사의
것이었으면 명부전의 현판 글씨
역시 흥천사 명부전의 글씨였고
아소당의 건물도 봉원사 것이
아니었으니 별난 것임에는
두말할 것이 없겠다.
그런데...봉원사에 대한 자료조사를
하다보니 실로 대단히 기이한 인연이
아닐수없었다.
묘하게도 ...
원교 이광사와 추사 김정희.
(추사는 원교 이광사를
선배 명필이라는 것에 인색했다고한다.)
삼봉 정도전과 이완용.
(삼봉은 조선 개국 공신이오,
이완용은 조선 망국 매국노가 아닌가.)
흥선 대원군 이하응과 개화승 이동인.
(이하응은 쇄국의 상징이었고
이동인은 서재필의 증언대로
개화의 선두였다.)
...
또한 백범 김구도 공주 마곡사에서
고향 해주를 가다 사형이 있던 봉원사에
잠시 머물렀고 해방후에도
잠깐 들렀다고한다.
다시봐도 봉원사에 있는 서로 다른
이들의 묘한 만남은 특별했다.
오늘은 비가 살짝 내려서 대지가
촉촉한게 건조한 날씨에
산불까지 흉흉한때라
조그만 비라도 반갑고 고마웠다.
그런데 대방에서는 제를 지내는지
(쓰임새로 보면 대중방과 유사한듯)
낯익은 징소리와 새납소리가
스님들이 붉은 가사를 두르고
염불을 하고있었다.
(그래서인지 약 30여년전 바라춤을
배웠던게 갑자기 생각났다.)
단청과 영산제로 유명한 봉원사는
이판사판이라는 말도 있듯이
사판승이 많고 ,대처승으로
알려진 태고종의 본산이기도 했다.
조선에서 천년고찰은 워낙 흔한
말이겠지만 신라때 반야사로 시작해서
고려시대에는 금화사로
조선 영조때는 봉원사로 이어졌다.
오랫만에 봉원사에 다녀오니
어린시절 절입구에 돌을 붙여서
기도했던 "기자석"이 보였다.
그런데 그많던 바위의 납작히 붙어있던
자그마한 돌들은 다 어디로갔는지...
맨바위만 허전하게 있어서
왠지 마음이 쓸쓸했다.
그렇게 할머니와 어머니들의
손때가 묻은 기자석을 지나치면
조그만 연못즈음에
수백년된 느티나무도 반가웠다.
어린시절에 보았던 느티나무와
절집이 지금은 왠지 전보다
작아보였다.(학교 운동장이
작아보이는 것처럼..,)
어머니와 동생과 내가 10여년전에
다녀오면서 인증샷을 했던 봉원사를
그렇게 여러가지를 상상하며
다녀왔다.
언제 다시 오게될지
어머니와 함께 찍은 동생의
정겨운 표정이 사진이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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