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왈,
"애들아,
도담삼봉 가려는데
이 길이 맞냐?"
애들 왈,
"예, 저희들도
지금 그곳으로
가려고 했어요.
저희들을 따라오시면 되요."
나 왈,
"그랬구나. 고맙다.
그래 ...따라갈께"
그렇게 아이들 세명은
자전거로 나를 인도하며
천천히 길을 종대로
나갔고 나는 뒤를 따라
뛰어갔다.
그렇게 뛰다보니
선두에 리더격인
아이가 속도를 줄이면서
"애들아, 아저씨를
여기다 이렇게 잘해서
우리가 잘 모셔가자."
라며 앞뒤 대오를 정리했다.
흡사 경찰 사이카가 나를
캄보이?해서
가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기분은 좋은데
갑자기 눈물이났다.
ㅎㅎㅎ
나 왈,
"애들아,
너희들, 아저씨하고
사진찍을래...
우리 애들 생각나서 그래."
애들 왈,
"예,
아저씨, 그럴깨요."
나 왈,
"너희들 얼굴
참 잘 생겼다.
이 동네에 사냐?"
애들 왈,
"예, 이 근처에 살아요,
그런데...
아저씨 아들이 몇살이에요?"
나 왈,
"너희들 엄마아빠 또래 됬을걸..."
(얼떨결에 삼남매를
아재,아지매로 만들었다.)
애들 왈,
"아...그렇구나."
덩치는 제법 큰데
어린티가 꽤 나는
남자 어린아이가 전철 안에
가야할 길을 두고
지하철 안내도를 보며
고민하고 있었다.
나 왈,
"애야.
어디를 가려는데..."
아이 왈,
"여기...선정릉역에
가려구요."
나는 전철앱으로
확인해서 아이에게 말하길
"김포공항역에서
내려서 9호선 보훈병원
급행을 타면된다."
아이 왈,
"아...네...고맙습니다."
나 왈,
"...핸드폰은 없니?"
아이 왈,
"핸드폰을 두고 왔어요."
나 왈,
"그렇구나... "
아이 왈,
"아저씨... 여기 기대세요."
나 왈,
"아...그래...고맙구나.애야,
이제 내릴때면 아저씨 따라오거라."
아이 왈,
"예"
김포공항에서 9호선
전철을 가리키며
나 왈,
"애야,
저거 전철 타면된다."
아이 왈,
"네...고맙습니다."
나는 옆칸에서 멀찌감치
아이를 보며 안도의
마음을 가졌다.
@뱀다리
첫번째 장면은 단양 소백산
트레일런닝때 들렀던
"도담삼봉"갈때였다.
두번째 장면은 의정부에
어머니가 계신 요양원을
다녀오면서였다.
세번째 장면은
오늘 전철을 타고
엄마한테 가는 길에
김포골드라인 전철안에서
있었던 일이다.
가끔 주위에서 보면
젊은이와 어린이들을
지칭하면서 "말세다.
싸가지가 없다. 큰일이다."
운운한다.
물론 요즘 세상에는
상상할수없는 일들이
매일매일 엄청나게
쏟아지고있다.
그러나
서양 인류문명의 시조격인
"수메르에서 발견된
문헌에도 유사한 말은 있었다.
예를들면
"요즘 애들은 어른도 몰라보고
버릇도 없다...운운"
이런 류의 말들은
동서고금에 흔한 말이다.
세대차이는 어쩔수없는
시대의 소산이다.
우리의 자식들이
예쁜 새싹이었듯이
초목이 예쁜 꽃과 열매를
피고 맺을수있게 우리는
도와주고 기다려
주어야한다.
꼰대의 길은 가깝고 쉽다.
그래서 우리는 조금은 멀고
어려운 길을 갈지 모른다.
그러나 그것이
우리의 후손들이
"영속"할수 있는 길이라면
기꺼이 그 길을 우리는
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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