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성이 게을러서 매해 마당의 매실을 제대로 간수하지 못했다. 매실뿐인가? 매실은 귀여운 초록빛 방울같았고, 오디는 까맣게 반짝이는 보석이었다. 개복숭아는 누런 강아지요, 복분자는 어린이 우산같았다. 올해는 나의 게으름에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 ... 매실과 오디로 흉내?만 냈다. 오랫만에 벽장을 열어보았다. 그곳에는 유리병에 전통찻집 한을 하면서 남겨진 1997년 10월7일 "생강청"을 비롯해서 도장리로 이사온 2003년후에 만들어진 여러가지들이 소소한 이야기로 남겨져 있었다. 이제는 먼지를 옷처럼 쓴 문화재?같은 그들을 보니 오래전 채일병이 나를 보고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