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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를 갔다왔다.
처음 보게된 작가인데
왠지 낯익은 그림이었다.
추운 겨울 따듯한 온기를
느끼게하는 그림이었다.
겨울밤
으스스하고 얼음짱 같은 밤에
고양이 눈알같은
백열전구 불빛이
동네 이곳저곳
하나 둘 반짝인다.
나는 엄마한테 받은 돈으로
학교수업을 마치고
호빵을 두개 사서
집에서 동생과
먹다가 입천정을 데고 말았다.
그래서 목도 메이고
동치미 국물을 마셨는데
살얼음에 이빨이 시렸다.
그래도 기분이 좋았다.
동생 것은 단팥이 들어갔고
내 것은 만두에 있는
두부와 김치에 고기같은게
들어가 있었다.
동생과 반씩 나눠서 먹었다.
너무 맛있어서
세상이 호빵으로 보였다.
그래서
맛있는 잠을 잤다.
그렇게 잠을 자다가
연탄을 갈 시간이 되어 일어났다.
방안에 철사줄에 걸려있는
수건은 동태처럼 뻗뻗했다.
사랑방에서 할아버지의
마른 기침 소리가났고
차가운 대청마루를 건너는
나의 발은 최대한 마루에
덜 닫게 뒷꿈치를 최대한
들어서 쏜살같이 건너갔다.
그렇게 마루를 나와서
한손은 입과 코를 막고
한손으로는 아궁이에
연탄을 연탄집게로
조심스럽게 아래 연탄과
눈을 맞추었다.
잘 안맞는다.
오른쪽으로 한번,
왼쪽으로 한번...
이제 맞있다.
그런데 개스냄새 때문인지
하늘이 빙빙돌았다.
그래서인가
하늘 한 가운데있던
보름달이 지붕에 앉아서
나를 보고있는 것 같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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