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서울유유 7(부제. 딜쿠샤)

흰코끼리 2022. 12. 26. 07:32

예기치 못한 첫 만남.
이런 위인이 있었다는 사실을 몰랐다니 어렴풋하지만 그래도 부끄러운 일이었다.
기쁜마음이라는 딭쿠샤의 말이 너무정겹다. 꼭 "나마스떼"같은 느낌이다.
조선의 산하와 백성들을 사랑한 이방인 부부.
딜쿠샤,다시 들어봐도 달달한 말이다. 딜쿠샤!,딜쿠샤
금강산을 보고 그린 그림이다. 테일러 부인이 본인임을 우측에 써놓았는데 재미난 글씨였다.
서양인들의 그림 묘사는 사진과 같은 실사가 흔한데 우리의 어진이나 영정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옛 사진이 남아있어서 복원하는데 중요한 자료가 되었다.

폐가와 다름없던 딜쿠샤가 새롭게 탄생되었다.
고풍스런 벽난로의 모습이 좋았다.
서양식 목조주택에서 흔히볼수있는 트러스트다. 강화를 비롯해서 근대식 목조건물과 옛벽돌건물의 지붕에서 만날수있다.
예전 흔히 보았던 "세멘 브록"이 연상된다. 나도 우리집인 재미난집의 황토벅돌을 시공할때 생각했던 방식이다.(목조주택이라 내벽에 외벌마감으로 만족했다.)
열폭 자수병풍인데 우리나라 민예품이 그렇듯 대단한 정성에 정감이 묻어났다.
야무진 우리의 반닫이와 일본냄새가 물씬나는 민에품이 함께있는 모습이 특이했다.

고풍스런 금속장석과 나무의 문양이 흠잡을데없이 완벽하다.
앨버트내외가 벽난로 주위에서 사람들과 다과를 줄기며 담소를 나누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야나기 무네요시와 아사카와 노리다카,다쿠미 형제를 비롯한 일본 지식인들의 조선 민예사랑은 그냥 나온게 아니었다. (그러나 그들의 조선의 미를 보는 관점이 옳고 그른지는 별개의 문제다.)

어린시절보았던 "호박"은 돌아가신 조부님께서 평소 입고계신 한복조끼에서 보았고 집 근처 보석상의 진열대에서 보았다.
소나무 송진이 굳어진 것이라는데
어떤 호박은 개미가 포로처럼
잡힌 보기드문 것도 있다.
그런데 나는 생뚱맞게
괜히 소나무 송진 냄새가 나는 듯했다. ㅎㅎㅎ

입구 죄측에는 공사중인지 비닐이 쳐져있었다.
한때 우리나라 재래식 건물의 다수가 벽돌건물이었다. 물론 지금은 누가뭐래도 아파트가 갑이다. (우연히 보게된 너튜브에서 딜쿠샤는 리모델링 바로 전만해도 15가구 이상이 오랫동안 살았다고한다.건물도 거주자도 형편이 어려웠지만 그래도 따듯한 온기가 있는 곳이었다.)
정초석은 건축물의 생일표식과도 같다.
역시 노거수는 느낌이 다르다.

권율장군의 집터였다니 (머릿돌 받침을 와편으로 만든게 재치있었다.)

불경스럽게도 귄율장군과 사위 필운 이항복이 등장하는 "고금소총"의 육담이 생각났다.

환갑때 갔던 행주산성과 권율장군의 집터 나들이가 ...
"너는 다 계획이 있구나"
운명일지 뭔지...ㅎㅎㅎ

메리 L 테일러의 금강산 그림에서 저자의 글씨를 확대해보았다. 乾坤坎離 메리L 테일러와 낙관이 있다. 그런데 낙관은 그린 듯했고 왜 건곤감리라고 썼는지...?

한때 이런 시절도 있었다. 지지고 볶고 울다가 웃었을 그들이 생각났다.
영화도 나왔고 (영화감독 김태영은 즐겁게 만들자고 했지만...그의 삶도 딜쿠샤의 이웃도 모두 인생이라는 무대의 배우였다.찰리채플린의 말처럼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보면 희극이라는 밀이 생각났다.)
책도 나왔다.


창작 뮤지컬도 있다.

201호 억순이 김정옥
영화 딜쿠샤의 감독 김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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