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기이한 참외이야기

흰코끼리 2025. 7. 21. 22:01

참외가 왔다.
종이 상자를 열어봤다.
크고 작은 애들과
못난이와 터진애들은
위에 있었고
잘생기고 큰애들은
밑바닥에 누워있었다.
터진 참외 한개를
깎아서 먹어보았다.
괜찮았다.
모르긴해도 오는
과정에 열받아서
터졌을지 모른다.
10kg 한 상자에
만원이라니 ...
난생처음 보름
까깝게 거의 매일
참외가 내 뱃속으로
들어갔다.
씨없이 들어가거나
그냥 껍데기만
벗기고 하얀속살에
누런 씨와 속살보다
더하얀 싸개인
달달한 흰것들을
몽땅 먹기도했다.
또한 씨를 발리고
잘게 썰어서
막국수에 고명으로
모양을 내고
초장과 함께
비벼먹어 보기도했다.
참외를 먹는 내내
포병출신
농부를 생각하다가
참외를 좋아하셨던
큰고모님이 생각났다.
어린시절 참외를 먹고
설사를 한 일로
참외는 나에게
머나먼 과일이었다.
그러나 우연히
참외 속을 걷어내고
먹으면 괜찮다는
말에 참외는
나에게 한 발 다가왔다.
그때는...
큰고모님께
제물로 오른 후였다.
세월이 흐른탓인지
내 뱃속은 전과 달라서
씨와 하얀싸개들이
더이상 반란을
일으키지않았다.
고모님의 음덕인지...
포병 농부덕분인지
보름간 즐겁고
고마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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