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기이한 반야봉 트레일런닝 외전 3

흰코끼리 2023. 8. 23. 22:26

8월 13일(음력 6월27일) 05시30분
마침내...나는 반야봉의
정상에 올랐다.
지리산을 여러 차례 올랐으나
트레일런닝으로는
이제서야 오른 것이니
지리산 3대 고봉 등정을
완성한 것이다...
지리산 10경중 "반야낙조"라는
말도 있고  언젠가 가겠노라 했었다.
그러나 낙조는
아니었으나 정상 멀리 보이는
실낱같은 그믐달은
행운의 여인같았다.
고된 깔딱고개를
그래...그렇지...하면서
오르고 또 올랐다.
그리고 마침내 천상을 오른 듯
그믐달의 절세 미인은
환한 미소로
답해 주었고
반야봉 선돌은 왜 이리
귀엽고 예쁜지...
다만 시계가 원만치않아서
조망은 좋지않았다.
그러나 이 정도면
감사해야지 하는 마음에
고마운 마음이
쑥쑥 ,용기가 불끈불끈했다.
지나온 삼도봉에서는
때 마침 화대종주 참가자들이
넋 나간 이, 절치부심하는 이들이
정신없이 대원사를 목표로
달려가고 있었다.
속으로는 지난 날 화대종주때
이 악물고 뛰었던 생각이 났다.
(이 악물고 뛰면...꼭 그런 것은
아니지만 "오버 페이스"하기 쉽다.
그래서 이제는 무리하지않는다.
즐기면서 살살...기록에
연연하지 않고 산과 내가
한마음, 한뜻으로...)
그래서 더욱 참가자들의
마음으로 응원과
격려의 말씀을 "화이팅"이라는
덕담으로 건넸다. 그렇게
홀가분한 마음으로
반야봉을 오르 내리며
화개재를 지나
뱀사골로 무조건? 직진...
그러나 계곡길의 압도적인
풍광과 졸졸거렸던
귀여운 계곡물 소리는
나를 수시로 장승처럼
만들어 세웠고
언젠가 부터 거대한
폭포소리는 호기심 많은
60청년을 60소년으로
내달음치게 했으니 
뱀사골 계곡의 물소리는
이렇게 시작되는 것이었다.
뚝 ...뚝.. 뚝. 쿵..쿵 .. 쿵.
힘찬 북 소리가
점고를 하듯이
느린 일채로 서서히
시작되었고,
이채로 훌쩍 휘몰아치더니
삼채 자진몰이는
더욱 거세게 몰아 부쳤다.
보자니...
뱀사골 전설의 이무기는
계곡의 "소"같은 곳에서
굿거리같이 쉬엄쉬엄
가기도 했고 경사진 곳에서는
천둥 벼락같은 소리를 내며
계곡 바위들을 후려치기도 했다.
그렇게 장단들은 반복에
반복을 거듭하더니
뱀사골 계곡은 마침내 거대한
풍물 계곡으로 되었다.
...
2021년 영.알 트레일런닝때도
우연히 영.알 트레일런닝 대회와
겹쳐서 참가 선수들과
일부 구간을 함께한 기억이
새로웠다.
2012년 8월 15일
화대종주 실패이후에
동년 다음달
성삼재~중산리
트레일 런닝 종주 완주로
위로했었다.
이후 2018년 11월 6일

피아골~노고단 왕복
트레일런닝 완주.
2023년 8월 13일
성삼재 ~뱀사골 트레일런닝
완주를 한 것이다.
@뱀다리
1.이번 뜀박질은 태풍으로
한차례 연기되었다
또한 3주가량 운동을
하지 못했다.
이유는 집에서 소루지까지
약 11km를 포장길 뜀박질을
했는데 이상하게
무릎상태가 좋지않았다.
그래서 몸에 이상이 있으면
쉬는 원칙대로 ...
그런저런 이유로
출발때까지 깨름직했었다.
그러나 다행히도 크게
말썽 부리지않고
무난히 완주할수 있었다.
다만 오래 쉬었던 탓인지
깔딱고개를 오를때는
조금 힘이 들었다.
지리산은 우리나라에서
큰 산이오,영험한 산이다.
중국 史記에는 "발해만 넘어
三神山이 있다."라고 했는데
지리산이 그중 하나로
"방장산"에 해당하고
금강산은 봉래산,
한라산은 영주산이다.
산은 크고 작건 상관없이
조심하고 경건한 마음으로
임해야 한다는 것이
선조들의 말씀이다.
나 또한 그렇게 생각한다.
호연지기와 산은
나의 또 다른 이름이다.
2.광한루는 애들 엄마와 연애때

가보았던 곳이어서 들렀다.
다시 그 곳을 둘러보니
옛날 생각도 나고 연인들을 보니

더욱 그 시절이 그리웠다.
3.실상사는 군대 가기전
무전여행을 한달여간
다니면서 몇일간 묵었던 곳이다.
실상사 입구에
호도나무 열매를 무덤처럼

쌓아놓았던 것이 생각났다.

(껍데기를 삭혀서 쉽게
벗겨 내는 작업 과정이었다.)
또한 그곳에서 절밥을 한끼
얻어 먹기도 했고 근처 방앗간에

몇일 묵으면서 일도했었다.
그 집 아들중 동갑내기 "창성"이라는
친구를 알게되었는데
이번에 물어보니 ...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고했다.
사십여년전에 보았던
실상사의 그 친구가
아니길 바라며
혹시나 그의 안부를
근처 가게의 동네 사람들에
묻고 또 물었다.
그리고 나는 아닐거야
아닐거야라며
도리질했다...

그 집에 한쪽에는 방앗간이
있었는데 방아찌는 일을
하다가 콘베어에 손이 끼어서
아차하면 손이 절단될 뻔한 일도

있었고, 집 식수가
안맞아서 온몸에 두드러기가
나서 애를 먹기도했다.
창성이 어머니는 시골장에서
황을 사가지고 돼지기름과
섞어서 수제 연고를 만들어
주셔서 몸에 발랐었다.
그러나 약효는 그 때 뿐이었고
누런 황가루가 돼지기름에
섞여 내 몸에 발라지니

상처 부위가 까맣게 타는 듯했다.
(마을에 약국이 하나 있었는데
얇은 습자지에 가려움증 가루약을
처방받아서 먹었지만 효과가 없었다.
방법은 하나, 빨리 떠나는
것이었다.)
그래서 간지러움이
극에 달하는 밤이되면
나는 방앗간앞에 있던
실상사 앞 어둑한 개울에가서
목욕을 했는데 어찌나
차가운지 얼음속에서
수영을 하는 느낌이었다.
그렇게 있다가 몸도 간지러워
견딜수 없고 떠날때도 됬거니
해서 창성어머니에게
떠나겠다며 노고단으로
나섰다. 그랬더니 나에게
차비하라며 약간의 돈을
주셨다. 그 때 뭐랄까...
갑자기 먹먹했는데
가슴속은 뭔가 뭉클 거렸고
신촌에 어머니가 생각났었다.
또한 보리 타작을 했던
기억도 있었는데
보리나락이 온몸에 꼽혀서
가려운 몸은  ...온몸에 꼬마
화살을 맞은 느낌이랄까...
(같이 일한 창성이와
동네사람들은 목부터
발목까지 꽁꽁 싸맸다.
나도 그리할 것을...)
낡은 판자 사이로 햇빛이
비집고 들어왔고
분진은 방앗간에 가득했다.
창성이 아버지는 나락이
콘베어 입구에 너무 많이
들어가서 막혔다면서 쇳소리같은
호령 소리가 들렸다. 낡은
목제 컨베어는 툴툴거리며
경사진 오르막을 숨가쁘게
올랐고, 쿨럭거리며
돌아갔던 노새한 발동기는
두꺼비 스위치를 내리자
두꺼운 먼지 옷을 부르르
떨며 거친 숨소리를 이내 멈추었다...
순진한 동네 친구들과
술먹었던 일들...
모든게 흑백영화처럼
내 앞에서 펼쳐졌다.
토토도 이런 마음 이었을까...
ㅎㅎㅎ
4.신촌궁에 보관되었던

보물상자에서 사진첩을 보니
무전여행을 갔던 때가
"1981년"이었다.
기억이라는 것은
왕왕 사실과 다르다.
지리산은
1.1981년 노고단.
2.1987년 첫사랑과
연애시절 중산리~천왕봉~대원사.
88년 천왕봉 등정.
3. 1980년대 후반?에
터울림 후배들과 갔으나
계속된 우천으로 종주
못하고 중도하차.
4.기타 알수없는 해에 친구와

칠선계곡에서 길을 잃고
도중하차.
5.1990년 후반에
천왕봉 등정
6.2012 두번 , 2018, 2023을
가보았다.

2012년 8월15일

2012년 9월 천왕봉

2023년 반야봉

2018년 11월 노고단

1981년 무전여행때 처음 가 본 광한루
1981년 노고단 운해
1981년 뱀사골 계곡
1981년 보리타작
1981년 보리타작
1981년 창성이와 함께
1981년 실상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