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기이한 광릉산보

흰코끼리 2021. 12. 10. 09:16



































아침에 일어나니 불현듯 이 생각났다.
이유는 알수없었다.
그냥 어제 일과 몸과 마음이 불편해서
몇일 쉬기로 했으니
넘어진 김에 쉬어가는 격일 것이다.
그렇게 광릉을 의정부까지
전철을 타고 버스를 타는 무려
3시간 가까운 여정을 통해 도착했다.
도착시간 검색을 해보니 적지않은
시간이라 종로 대원서적에 들러
따끈따끈한 손석희의 을
옆구리에 끼고서 말이다.
일종에 여행의 동무가 된셈이다.
그렇게 오랫만에 들른 대원서적은
온라인 세상이 된 탓에
종로 책방 골목도 대원도
바싹 마른 낙엽처럼 쪼그라들었다.
종로통 책방 골목은 디지털시대와 책이
불편한 동거인 오늘의 자화상처럼 보였다.
광릉과 수목원이 한자리에 있다라는
기억으로 국립수목원에 내렸더니
다른 곳이었다.
물론 10분거리니 큰 문제는 아니었지만
초목이 온통 벌거벗은 모습의 산이라니
...
녹색의 싱그러움이 사라진
수목원은 왠지 발길이 가질 않았다.
그래서 수목원은 다음 기회로 남기고
광릉만 다녀오기로 마음을 정했다.
(국립 청소년수련원에 재직중인
나무 전공 후배 H에게 광릉 수목원이
오늘 갈까한다며 운을 띠었더니
"글쎄요,한겨울을 오히려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저는 그쪽은 아니라서..."
라며 말을 아꼈다. 그 영향 일까?)
그렇게 수목원 매표소에서 발길을
돌려서 광릉을 관통한 도로가에
데크길을 따라 얼마간 걸으니
광릉입구가 보였다.
흔히 수양대군으로
불렸던 조선 7대 임금 세조와
그의 부인 정희왕후가 잠든 곳이다.
매표소를 지나 조그만 건물이 있는데
광릉의 이해를 돕는 공간이었다.
그곳을 지나면 광릉의 부속건물인
제실이었다. (조선시대는 음직으로
왕왕 능지기로 참봉을 제수했는데
계유정난의 설계자?라는 한명회가
그런 경우였다.)
얼마간 좌우에 도열한 늘씬한
전나무를 비롯한 다양한 나무숲을
지나 홍살문이 나오면
이제 본격적인 능의 영역이다.
그들이 좌우에 야트막한 동산을
하나씩 차지하고있는게 보였다.
합장이나 한곳에 봉분이있는게
아니어서 특이해서인지
둘의 장례와 예법에 관련된
내용도 분분했던 모양이다.
생각해보면
조선시대는 왕조시대가
동서고금이 비슷했는지 모르겠지만
이라 불리는 세조의 쿠데타는
왕권과 신권의 불안한 동거를
무자비한 살육으로 일거에 신권을
제압한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해서
우연일지 필연일지 어쨋든
그의 아들 예종은 단명했다.
(그의 묘는 서오릉에 있다.)
"즉위 15개월".그는 조선시대 12대
인종 죽음 이전에는 부동의 1위였단다.
(인종은 즉위 8개월만에...)
그러나 역사의 우울한 애기를 빼자면
나무와 숲을 거니는 것은
언제라도 즐거운 일이었다.
정확한 기억은 아니지만
30년 전후에 광릉 수목원 근처에
알수없는 산에서 길을 읽었던
기억이 흐미하게 남아있었다.
벌거벗은 나무들의 겨울 삶은
나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자연계에 생물이라면
생로병사는 어쩌면 숙명이기에
그저 무심으로 갈뿐이라고
생각해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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